사회학

내부문화의 다양성

리기자 사회학 2023. 10. 19. 09:00

문화는 한 사회에 한 개의 문화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회를 대표하는 광의적인 문화가 존재하더라도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내부 문화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뭉뚱그려서 어떤 사회의 문화는 이것이다 식으로 정의하기 곤란한 이유가 바로 내부 문화의 다양성 떄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여러 가지 내부 문화 중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내부문화의 종류로는 하위문화, 반문화, 선택문화로 나누어 다양성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부문화의 다양성


하위문화

한 사회의 전체 문화 내에서 각 집단의 구성원끼리 공유하고 있는 문화를 하위문화 또는 부분문화라고 합니다. 과거 농경사회나 유목사회 등 비교적 단순한 생활양식이 지배할 때는 하위문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이전되면서 직업도 다양해지고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다양한 삶의 형태가 분화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산업사회가 진전될수록 하위문화도 많아지고,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산업사회에서는 각종 선술집 모임, 친목회 등 주로 면대면을 중심으로 한 하위문화가 성행하였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터넷 등을 활용한 각종 동호회 중심의 하위문화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즉 정보화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 간의 취미와 자신과 적합한 모임인지를 파악한 후 모임에 가입하는 형태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하위문화는 전체 문화와 어긋나지 않을 때 부분문화로서 존재 의미를 갖습니다. 만약 하위문화가 전체문화와 충돌할 때는 하위문화가 아니라 전체문화를 흔드는 반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하위문화는 전체문화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 사회 평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잉거(J.M. Yinger)는 이러한 하위문화를 특수문화의 일종으로 보면서, 하위문화는 전체문화와 모순이 되지 않는 특수문화라고 합니다. 반대로 특수문화 중에서 전체 문화와 모순되는 문화를 대항문화라고 합니다. 어쨌든 하위문화가 대항문화로 전개될 경우, 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문화변동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문화

반문화는 전체문화화 반대되는 대항문화를 의미합니다. 반문화는 전체사회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갖추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는 전체사회의 평형을 깨뜨리는 폭력이나 군사적 행동 등과 같은 것을 의미하며, 후자는 일반상식의 문화를 거부하는 기이한 형태의 문화집단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군 활동은 국가체제를 전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사회의 존립에 위협을 주는 대표적인 반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회 전체에 별다른 위협은 주지 않지만 일반적인 문화전통을 기피하는 문화집단도 존재하는데, 1960년대에 미국에서 번진 히피 운동은 이런 종류의 대표적인 반문화입니다.

 

반문화는 공간과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문화입니다. 굳이 산업사회가 아니더라고 과거 봉건사회나 전제군주 시대에도 반문화는 존재하였습니다. 가령 기존의 강요된 사회질서를 외면한 채, 숲속에서 풍류를 읊던 청담 사상가들 모임도 반문화라고 할 수 있고,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에 조선 건국을 반대하던 선비들이 두문동에 들어가 생활한 것도 반문화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대체로 반문화는 강요된 제도나 법, 사회구조, 독재나 비합리적인 정치풍토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선택문화

선택문화는 개인의 취미나 기호에 의해 이루어지는 문화를 의미합니다. 선택문화도 하위문의 일종이지만, 오늘날은 하위문화 중에서도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는 문화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와 사회에서 수많은 네트워크 형성은 선택문화의 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선택문화는 개인들의 기호에 의해 만나는 모임, 예를 들면, 등산, 볼링, 배드민턴, 골프, 댄스 등과 같은 운동모임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연극 등 문예 부분, 커피, 전통차 등과 같은 기호 음식을 주제로 하는 모임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 문화는 사회 내의 역동성을 가져올 수 있으며, 사회 내 개인들이 각자의 삶의 영역을 넓혀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 문화는 하위문화 중에서 가장 갈등이 적을 뿐 아니라, 사회체제 유지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면이 강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삶 속에서 외로움 또는 사회에 대한 부정적 감정 등을 동호회 등의 모임문화에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택 문화는 사회가 복잡하고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될수록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